‘9살 결혼’ 허용된 이라크… “여권 종말” 여성 단체 반발

입력 2025-01-23 15:10
AP 연합뉴스

이라크 의회가 지난 21일(현지 시각) 9살 여자 어린이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현지 여성 단체들이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2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가 21일 결혼 가능 나이를 9살로 낮추는 내용의 개인신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현지 여성 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저항하고 있다. 기존 이라크 법률에서 정한 최소 결혼 연령은 18세인데 9세부터 결혼하도록 하는 이슬람 주요 종파 시아파의 규정을 존중, 이를 합법화하겠다고 한 것이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현지 여성 단체 회원 인티사르 알-마얄리는 “개정안 통과는 소녀들이 어린 나이에 결혼함으로써 그들의 권리에 재앙적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는 아동권을 침해하고 여성의 이혼과 양육권 보호 메커니즘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모하메드 주마는 “이라크에서 여성과 아동의 권리는 종말에 닿았다”라고 말했다.

아동 결혼은 이라크에서 오랜 기간 갈등을 불러온 고질적 문제다. 2023년 유엔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 소녀의 28%가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개정안을 옹호하고 통과 필요성을 주창한 시아파 의원들은 개정안이 이슬람 원칙에 맞게 법을 조정한 것이며 이라크 문화에 대한 서구의 영향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