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33시간 만에 불법 이주민 460명 체포

입력 2025-01-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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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트럼프 취임 33시간 만에 불법 이주민 460명을 체포했다. 불법 이주민의 입국 경로는 차단됐으며 난민 입국 절차도 올스톱됐다.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민세관집행국(ICE)은 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33시간 사이에 불법 이주민 460명을 체포했다. 뿐만 아니라 불법 이주민 입국 경로를 차단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로버트 살래세스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이날 성명에서 국방부가 이날부터 남서부 국경에 1500명의 병력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배치된 주(州) 방위군과 예비군 등 2500명에 더해 국경 지역의 병력을 확충하겠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행정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배치는 ‘초기 단계’이고, 배치 병력이 1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전했다.

관세국경보호청(CBP)은 공중 보건과 관련한 사유를 들어 이민자의 입국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일선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CBP 고위 간부들에게 이날 배포된 문건에 ‘국경 요원들은 전염병이 존재하는 국가를 통과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민자 입국을 차단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러한 지시의 구체적인 근거나 설명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문건에는 ICE가 구금자 수용 능력을 두 배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해 ICE는 1만개 병상을 갖춘 4개 시설을 개설하고, 700~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시설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자 제한뿐 아니라 난민 입국을 막는 구체적인 행정 조치들도 실행에 들어갔다. 미국 CNN 방송은 미 국무부 메모를 인용해 앞서 정해진 절차를 완료하고 미국 입국을 앞두고 있던 난민들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 메모에는 “이전에 예정된 난민들의 미국행은 모두 취소되고, (입국을 위한) 새로운 여행 예약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난민지원센터(RSC)는 추가적인 난민 사건과 관련한 입국 일정을 요청해선 안 된다”고 적혀 있다. 새로운 난민에 대한 추천 신청도 하지 말라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은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 베네수엘라, 시리아, 미얀마 등 국가에서 자격이 있는 사람을 추려 난민 지위를 부여해 입국을 허용해왔다. 이번 조치로 난민 약 1만명의 미국 입국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 국경 안보에 관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경 장벽 건설 재개, 입국 외국인에 대한 심사 강화 등과 관련한 다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향후 6개월간 난민 입국을 중단한다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