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브라질산 대두 선적 중단…‘미국산 수입 위한 포석’ 관측

입력 2025-01-23 13:52
사진=바이두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최근 일부 브라질 대두 업체들의 선적을 중단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위협에 맞선 협상용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브라질 대두 업체 3곳의 선적이 중단된 데 이어 14일에는 업체 2곳의 선적이 중국 세관 당국에 의해 중단됐다. 선적 중단 업체 가운데 올람, 카길, ADM 3곳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대두는 전체 중국 대두 수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브라질 농무부는 “중국 세관 당국이 수입 대두에 대한 정기 검사에서 살충제와 해충의 존재를 감지해 일시 선적 정지를 통보해왔다”면서 “중국으로 대두 수출 전체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상품중개업체 A/C트레이딩의 짐 게를라흐 대표는 “중국이 미국과 미국산 대두 수입을 포함한 무역 협정을 체결할 여지를 주기 위해 브라질에서 선적을 늦춘 것일 수 있다”면서 “중국에는 미국산 대두를 사서 비축하며 호의를 얻을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으면서 대두와 같은 농산물의 미국 수입을 줄이고 브라질 등 남미에서 수입을 확대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해 1억500만t의 대두를 수입했으며 이는 전 세계 대두 수출량의 60% 이상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대두의 70% 이상은 브라질산이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새로 부과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농업 공급망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겼다”고 짚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