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전 서러워 울었지만 총은 안 들었다”는 경호차장

입력 2025-01-23 11:21 수정 2025-01-23 12:34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오른쪽 두번째)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총을 들고 나가겠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23일 밝혔다. 김 차장 측은 “(당시) 김 차장은 오열한 것은 사실이나 해당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서러워 울긴 했지만 총 들고 나가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 차장의 ‘총 들고 나가겠다’ 발언은 김 차창 측 변호인을 통해 알려졌다. 김 차장 측 배의철 변호사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에 모여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마지막에 김 차장은 울면서까지 ‘총을 들고 나가서 불법 세력들에게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차장이나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눈물 흘리면서 ‘끝까지 총을 들고 경호처 본연의 업무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아쉬워했다”고도 했다.

배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관도 경찰도 경호처도 젊은이”라며 “너희끼리 총 들고 싸운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말했다. 배 변호사 발언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 측은 “(배 변호사는) 김 차장에게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대통령) 관저 로비에서 와전된 말을 들은 것으로, 사실오인이 있었다”고 했다. 오열한 데 대해선 “(김 차장이) 보고를 하러 오고가는 과정에서 서러움에 걸음을 멈추고 눈물을 흘렸고, 대통령은 직원들과 참모진을 한 명 한 명 격려하며 ‘이런 싸움도 필요하다. 내가 먼저 나가 싸우면 국민이 함께할 것이다. 경찰도, 공수처도, 경호처도 모두 우리 국민들이다.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차장 측은 또 “(영장집행 당시) 김 차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은 ‘불법집행이지만 경호처가 경찰을 막으려 한다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누구도 다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출석하겠다. 어느 편에 서 있건 다 우리 국민들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총기사용을 지시했다’는 발언은 명백한 허위진술”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김 차장은 경찰 수사를 의식해 총 들고 나가겠다는 발언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를 받는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특수단은 김 차장을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지난 19일 기각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불청구 이유는 김 차장이 자진출석했고,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으로 재범 우려가 없으며, 증거인멸 우려 등이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경찰은 김 차장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수단은 김 차장 혐의가 소명됐고 공범 등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