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7, 8차례 흔들려” 日 1000명 넘게 숨진 그해 대지진

입력 2025-01-22 17:34 수정 2025-01-22 17:36
규모 7.6 강진 여파로 화재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일 일본 이시카와현 이와지마시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에서 10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알려진 170년 전 대지진 당시 혼란을 생생하게 기록한 고문서가 발견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나라대학교는 막부 말기 미에현과 나라현 일대에서 발생한 이가우에노 지진 피해를 담은 서신을 나라현 야마조에촌 소재 사찰인 간논지(觀音寺)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가우에노 지진은 1854년 7월 9일 지금의 미에현 이가시 부근을 진원으로 일어난 매그니튜드(M) 7 규모 지진이다. 미에·나라·시가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포함해 1000명을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나라현에서만 약 280명이 숨지고 가옥 700~800채가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롭게 찾은 문서는 지진 피해를 교토 소재 황실 사찰인 닌나지(仁和寺)에 보고하는 내용이다. 선으로 지워진 부분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안으로 여겨진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서신은 ‘본당과 구리(사찰 내 승려 생활 및 사무 시설)의 지붕 기와가 모두 떨어졌다’ ‘건축물과 기둥 대부분도 갈라지거나 기울어졌다’ ‘창고나 장야(여러 공간을 일렬로 연결한 건물) 등 주변 시설은 석축이 무너져 모두 잔해가 됐다’ ‘본존만은 바로 달려가 옮겼기 때문에 손상이 없었다’ 같은 기록을 담았다.

여진은 지진이 발생한 지 약 1주일 동안 계속됐고 2개월 후에도 하루에 7~8차례 흔들린 상황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필자는 ‘당황해 보고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야마조에촌 교육위원회와 나라대 사학과 연구팀이 2015년부터 공동 조사를 벌인 결과 중 하나다. 간논지에 보관돼 있던 에도시대(1603~1868년)부터 근대까지의 고문서 369건에서 이가우에노 지진에 관한 기술을 찾아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당시 혼란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귀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이가우에노 지진이 일어난 1854년은 일본 재해사에서 주목받는 시기다. 그해 12월 말 난카이 트로프를 진원으로 하는 안세이 도카이 지진과 안세이 난카이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일본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지진으로 평가되는 두 지진의 규모는 현재 기준 매그니튜드 8.4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