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컴퓨팅 능력 확보 경쟁에서 뒤처져 있는 한국이 2030년까지 1엑사플롭스(EF)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만든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1만5000개 수준의 연산력을 갖춘 센터를 통해 국내에서 진행되는 AI 활용 연구·개발(R&D)과 사업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2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각국은 AI 활용 서비스와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와 AI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첨단 GPU 보유량이 지난해 기준 2000여개에 불과해 평균 15만개의 GPU를 확보한 주요 빅테크 기업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실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내로 정부와 민간이 공통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출범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AI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한다. 민관 SPC는 2027년까지 비수도권 지역에 정식 센터를 구축하며 정부는 전력계통영향평가의 신속 통과를 지원한다. 2030년까지 최대 2조원을 투자해 1EF 규모의 센터를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센터의 또 다른 목표는 국산 AI반도체 상용화이다. 2030년까지 센터에 설치되는 AI반도체의 절반 이상을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로 채울 계획이다. 정부는 AI반도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연동을 돕는 기술 생태계 개발도 같이 지원한다. AI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해당 계획에 대해 “국내에서의 대량 공급 실적을 쌓으면 해외 진출도 자연스럽게 용이해 질 것”이라며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