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서울시발레단 예술감독 선임 나선다

입력 2025-01-22 05:00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진행한 ‘2025 세종시즌’ 라인업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이 제작극장 전환 선언 4년 차인 2025년 전속 예술단을 앞세워 본격적인 레퍼토리 극장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예술단별 레퍼토리 11편을 포함해 총 29편 174회 공연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예술단 작품이 25편 162회로 전체 작품의 86%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 창단된 서울시발레단이 컨텐포러리 발레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진행한 ‘2025 세종시즌’ 라인업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예술을 선도하는 제작극장’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안 사장은 “2025년은 불투명한 정치적 상황 속에 경제적 불황, 소비 심리의 위축이 우려된다. 이럴수록 관객들은 확실한 소비 아이템에 집중한다”면서 “수많은 작품이 나오는 공연 시장에서 세종문화회관만의 검증된 레퍼토리와 설득력 있는 작품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안호상(가운데) 세종문화회관 사장과 전속 예술단 예술감독들이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진행한 ‘2025 세종시즌’ 라인업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이 관객 요구에 맞춰 다시 선보이는 레퍼토리 11편에는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극단의 ‘퉁소소리’,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 서울시발레단의 ‘캄머발레’, 서울시합창단의 ‘헨델, 메시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믹스드 오케스트라의 ‘넥스트 레벨’ 등이 포함됐다.

올해도 전속 예술단과 싱크 넥스트의 신작이 선보이는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올해 2년 차를 맞이하는 서울시발레단이다. 지난해 국내 유일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하며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은 올해 4차례의 공연에서 7개 작품을 선보인다. 3월 오하드 나하린 안무 ‘데카당스’, 5월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 & ‘블리스’, 8월 한스 판 마넨의 ‘5탱고스’ & 유회웅의 ‘노 모어’, 10월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 & 허용순의 ‘언더 더 트리스 보이스’가 공연된다.

서울시발레단의 시즌 무용수들. 세종문화회관

특히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시즌무용수 18명과 함께 영국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상은과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가 서울시발레단 객원 수석으로 합류한다. 이상은은 ‘워킹매드’와 ‘언더 더 트리스 보이스’에 출연하고, 최영규는 ‘5탱고스’에 출연한다. 갈라가 아닌 오롯한 작품으로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상은이 15년만, 최영규는 처음이다.

안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역량의 무용수가 한국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세계적 안무가의 작품에 출연뿐 아니라 지도자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해 ‘K-무용수들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컨템퍼러리 발레단이 생긴 데 대해 국제 발레계의 관심이 엄청 뜨겁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올해 중 예술감독 선임을 위한 공식 기구를 구성하고 해외 발레계를 접촉하는 등 국내외에서 적임자를 찾는 과정을 진행하려고 한다. 발레단 예술감독은 경영 능력과 국제 발레계와의 네트워크,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선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도입한 유료 회원 ‘구독’ 서비스에 이어 올해 혜택을 늘린 ‘구독 플러스’를 추가하는 등 마케팅 차별화에도 힘을 쏟는다. 이에 더해 관객에게 다채롭고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세종 인스피레이션 시리즈’을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무대와 백스테이지에서 편안한 자세로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악을 감상하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