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명령 없네?… 트럼프 취임식 초대 못받은 비트코인

입력 2025-01-21 18:12 수정 2025-01-21 18: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7월 27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2024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 언급되지도, ‘데이 원(Day One‧집권 1일차)’ 행정명령 목록에 올라오지도 않았다. 암호화폐 시장은 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취임 첫날 암호화폐 시장을 배제했다”며 “암호화폐 시장 참가자들은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행정명령을 기대했지만 트럼프는 취임 첫날에 불법 이민자, 통상‧무역, 에너지, 틱톡 현안에 집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 중 암호화폐를 거론하지 않았다. 취임식을 마친 뒤 의사당 인근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각각 서명한 행정명령 목록에도 암호화폐 관련 사안은 없었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의 온도가 순식간에 냉각됐다. 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후 5시50분(미국 동부시간 오전 3시5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5.32% 하락한 10만2271달러(약 1억4737만원)을 가리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첫날인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시장의 분위기가 달랐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선서를 10시간가량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10만9000달러 선을 돌파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지난해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뉴욕증시 상장, 4월 채굴 반감기,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거치며 강세장을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만 해도 암호화폐의 가치를 부정했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지난해 7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2024 비트코인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전략 자산 비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헤지펀드 디지털에셋캐피털매니지먼트의 공동 설립자인 리처드 갤빈은 블룸버그에 “트럼프 행정부에 다양한 우선순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향후 비트코인 정책을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