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산업스파이 막을 비장의 무기”…산업계 필수 전략으로 떠오른 보안 인증

입력 2025-01-21 17:05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보안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다수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취약성도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보안 인증을 획득하거나 자체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선박용 사이버보안 솔루션 시큐에이더(SecuAider)가 아시아 최초로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선박 기자재 사이버보안 형식승인’(E27 TA) 인증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시큐에이더는 해킹·디도스 공격·랜섬웨어 및 악성코드 감염 등 첨단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선박이 사용하는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방어하는 보안 솔루션이다. 선박 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사이버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 및 관제하며 인공지능(AI) 기반 이상 탐지 및 위협 차단·실시간 원격 대응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조선 업계가 보안 인증에 힘쓰는 이유는 국제 기준이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선급협회(IACS)는 2022년 4월 선박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공통 규칙(UR·Unified Requirements)인 UR-E26과 UR-E27을 발표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2024년 1월 이후 건조 계약이 체결되는 선박은 사이버 보안 적용이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이 됐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IACS 발표 이후 조선 업계에서 사이버 보안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면서 “시큐에이더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다양한 상선 라인업과 방산 분야의 스마트 십(Smart Ship) 보안을 강화하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데이터 보안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경쟁력 분야다.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EV)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단순 배터리 제품 공급이 아닌 보안성이 확보된 배터리 통합 솔루션을 요구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관련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제정한 차량 보안 규정(UNR155)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북미와 아시아 등 56개의 UNECE 협약국에서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 인증이 필수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도 보안 인증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사이버 보안 관리체계(CSMS) 레벨3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CSMS 레벨 2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레벨2가 설계에서 생산 과정까지 철저한 보안 체계가 구축돼 있는지에 대한 인증이라면, 레벨3은 실제 제품을 대상으로 설계부터 양산 이후 단계까지 전 과정을 거치는 동안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관한 인증이다.

관련 시장은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3457억 달러(약 497조9117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보안 솔루션 시장은 오는 2030년 6283억7000만 달러(약 905조413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