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시장 규모가 지속 상승하는 추세지만 업계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불안정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이달 초 발간한 ‘2024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569억원으로 전년 2383억원 대비 약 7.8% 성장했지만 게임단들의 적자 운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 운영사 또한 영업 건전성이 적잖게 악화했다.
고금리, 경기 침체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시장 전체 매출 규모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결국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2023년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을 든 T1은 2023년 매출 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4% 증가했으나 비용 또한 24.1% 증가한 448억원을 써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약 120억원의 손실이 났다.
농심 레드포스의 경우 30억원의 매출에 37.2억원 적자였고 디플러스 기아를 운영하는 에이디e스포츠의 경우 매출 92억원에도 영업손실 62.9억원을 냈다. 게임단 규모와 상관없이 게임단들의 적자 탈출이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총 상금 6000만 달러(약 864억원)가 걸린 e스포츠 월드컵이 2024년 첫 걸음을 뗀 만큼 해당 대회에서의 수입이 게임단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게임단들은 약 1115억원을 팀에 수혈했다. 2020년(약 528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액수가 늘어난 수치다. 게임단 운영에 드는 비용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프로게임단 코칭스태프들의 58.6%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고용 불안정’을 꼽았다. 다음은 적은 보수(37.9%)다.
종목사들은 e스포츠 사업 운영을 위해 평균 9.5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1명이 감소한 수치다. 2024년 기준 투자금은 총 392억원으로 전년 462억원과 비교해 15.2%p 줄었다. 예산 매출액은 199억원인데 전년과 비교해 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광고료와 입장료가 각각 5.2%,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등 프로덕션의 2024년 예상 매출액은 324억원으로 전년도 412억원 대비 2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기관인 씨앤아이리서치는 “게임단의 만성적인 적자는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사항인데 2024년엔 종목사의 재정적 어려움까지 확인되었다”면서 “e스포츠는 게임 종목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종목사가 당면한 어려움은 산업 전반에서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