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종교적 믿음처럼 됐다”며 “선거관리위원회나 국가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지금 부정선거 음모론은 심각해 한두 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극우 유튜버들이 워낙 그러니까 그런 유튜버만 보던 윤 대통령도 이를 믿고 저러는 것 같다”며 “진짜 명백한 증거가 나오면 저도 믿겠는데 저 같은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를 아직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편적인 이야기로는 사람들의 종교적 믿음까지, 확증 편향까지 된 상황을 고치기가 힘든 상황이다. 선관위든 검찰이든 법원이든 우리 사회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응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진보 진영도 현 상황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정선거론의 뿌리가 아주 오래됐다”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자기한테 불리하고 조금만 이상한 게 있으면 부정선거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2년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한테 이겼을 때 좌파 진영에서 부정선거론을 제기했다. 유튜버 김어준씨가 영화까지 만들었다”며 “그래 놓고 지금 한 번도 사과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그때 김씨가 그런 음모를 제기하니까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2012년 대선에 대해 ‘3.15 부정선거보다 더한 부정선거’라는 말을 또 했다. 이 대표도 그랬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점점 극우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광훈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의장 쪽 집회에 가서 절을 한 윤상현 의원과 백골단을 국회로 부른 김민전 의원을 향해서는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화되는 게 정치적 계산을 해봤을 때 우리한테 불리하지 않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윤 대통령의 버티기 전략이나 극우적인 시위대의 폭력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어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