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장기 파업’ 공정 지연 딛고 고부가가치선 본격 항해

입력 2025-01-21 14:28 수정 2025-01-21 14:29
한화오션이 개발한 액화수소운반선 조감도

지난해 조선산업 호황에도 한화오션은 경쟁사 대비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장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지난 2023년 5월 새롭게 출범한 한화오션은 전략적 경영 판단에 의한 선별 수주 정책, 노후 설비와 장비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 비중이 확대되며 장기 파업의 그늘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1668억원이다. 오랜 영업적자에서는 벗어났지만,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약 6793억원)과 삼성중공업(약 4747억원)보다 적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추진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연쇄 공정 지연 등 장기 파업의 여파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2년 파업 이슈가 지난해 3분기 (인도) 스케줄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를 반영해 생산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조원들이 단행한 51일간의 도크 점거 파업 당시 피해 금액은 8200억원에 달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으로 분류된 손실 중 여전히 외주비용 인상 등 공정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부분 정상화 궤도에 오른 동종사와 달리 한화오션의 공정은 아직 안정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은 미래 수익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선박만을 선별 수주하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및 LNG-FSRU 19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8척, 컨테이너선 6척, LPG·암모니아 운반선 5척, 해양 1기, 특수선 8척 등 총 47척(기)을 수주했다. 수주 척수는 경쟁사보다 적지만, 수주액(약 89억8000만 달러)은 국내 단일 조선소 기준 최대치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그동안 지연된 공정을 완전히 회복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비중이 높아진다”면서 “최근 미국에서 한국 조선업에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필리 조선소와 싱가포르 해양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본격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