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의회폭동 당시 폭도들로부터 공격을 당한 전직 경찰관이 폭력 사태 가담자 1500여명을 대규모로 사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한탄하며 “조국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다”고 말했다.
워싱턴DC 광역경찰국 경찰관 출신인 마이클 파노네는 20일(현지시간) CNN에 “나를 폭행했던 6명을 포함한 가해자들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될 것이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 때문에 나와 가족, 아이들의 안전은 위협받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노네는 2021년 1월 6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난입한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을 저지하다가 물리적 공격을 당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의회폭동을 상기시키는 발언을 하며 트럼프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활동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1‧6 의회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지지자 1500여명을 사면하고 14명을 감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오늘 밤에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면 대상자 중에는 의회폭동을 선동하고 음모론을 퍼뜨린 혐의로 가장 무거운 형인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즈’ 주도자 엔리케 타리오도 포함됐다. 루이지애나주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타리오는 현재 석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의회폭동 당시 하원의장을 지낸 민주당 원로 낸시 팰로시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사법 체계에 대한 터무니없는 모욕”이라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에 도전했던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했고, 이에 동의한 극렬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2021년 1월 6일 의사당으로 난입해 경찰관들을 공격했다.
당시 의사당에서 7시간가량 동안 벌어진 폭력 사태로 140여명이 다쳤다. 트럼프 지지자 4명과 경찰 1명도 폭력 사태와 관련한 직간접적인 이유로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동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법무부에서 불기소 처분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