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20일(현지 시간) “이제 김정은은 핵 능력을 가졌다(Now, he is a nuclear power)”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북한과 관련된 질문에 답했다. 취재진이 2017년 백악관을 떠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첫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요 안보 위협으로 북한을 지목한 것처럼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위협을 지목했냐고 질문하자 “난 우리에게 지금 많은 위협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북한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은 좋아졌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에게 매우 친절했고 그도 나를 좋아했다. 나도 그를 좋아했다. 우린 매우 잘 지냈다”며 “그들(오바마 행정부)은 북한이 커다란 위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김정은)는 핵 능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능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최근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핵 보유국(status of neclear power)’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핵 능력’을 언급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핵 보유국이라는 의미에서 핵 능력을 언급했는지는 명확치 않다. 단순히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말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잘 지냈다”며 “그도 내가 돌아온 것에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난 그(김정은)가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많은 해안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도 주목된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한의 부동산 입지가 훌륭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작년에 했던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해안가에 콘도를 지으라고 권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