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에서 “미국의 황금시대가 지금 시작됐다”며 “미국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미국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국에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도 선포하겠다고 했다. 또 여러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한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모든 나라의 선망이 될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더 이상 이용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고 강하고 훨씬 더 예외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우리는 세계에서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를 건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승리한 전쟁뿐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내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피스메이커(평화중재자)이자 통합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해 “법을 준수하는 위대한 미국 시민은 보호받지 못하면서 전 세계에서 불법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안식처와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오늘 나는 일련의 역사적이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의 완전한 회복과 상식의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을 즉시 중단하고 수백만 명의 외국인 범죄자를 그들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또 “내가 오늘 서명한 명령한 명령에 따라 (마약) 카르텔을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보편관세 부과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나는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 우리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미국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 시스템을 즉시 개편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최근 밝혀온 파나마 운하 편입과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명칭을 변경하겠다는 뜻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는 특히 “우리는 미국 비행사를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을 것”이라며 “야망은 위대한 국가의 생명이며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야망에 차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이름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전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수년 동안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시민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가는 동안 우리 사회의 기둥은 무너져 내렸다”며 “이제 우리는 국내의 단순한 위기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를 갖게 됐으며 동시에 해외에서 계속되는 재앙적 사건에 휘청거리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 여정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8년 동안 나는 250년 미국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보다 더 많은 시험과 도전을 받았다. 공화국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과 몇 달 전 펜실베이니아의 아름다운 들판에서 암살자의 총알이 내 귀를 뚫고 지나갔지만 내가 살아남은 것은 이유가 있다”며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기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구원받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연설 끝부분에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우리는 강해질 것이며 전례 없이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정복당하지 않을 것이며, 겁먹지 않을 것이며,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부터 미국은 자유롭고 주권적이며 독립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취임식이 열린 의사당 중앙홀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부부와 빌 클린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등이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 오바마 여사 없이 혼자 자리를 지켰다. 트럼프의 연설 내내 바이든은 엷은 미소로 경청했다. 트럼프가 이스라엘 인질 해방을 거론하는 대목에서는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