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첫날 하마스, 무력 시위로 통제권 과시

입력 2025-01-20 17:20 수정 2025-01-20 17:21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발효되자 하마스 대원들이 트럭을 타고 가자지구를 행진하며 환호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 휴전 첫날인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곳곳에서 무장 행진을 벌이며 통제권을 과시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마스 해체’라는 목표를 강조하며 전쟁 재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휴전 발효 후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픽업트럭을 타고 가자지구 주요 도시를 행진했다. 주민들은 하마스 군사조직의 이름을 외치며 환영했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큰 피해를 봤음에도 하마스가 여전히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마스 전문가 이브라힘 마드훈은 NYT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자신들이 가자지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세력임을 보여주려 한다”며 “향후 어떤 합의에서도 배제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마스 홍보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수천명의 경찰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정부 부처와 통치기구도 정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히 해체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통치는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라며 “권력 유지가 전제된 영구 휴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영구적인 휴전을 원한다면 “(휴전안에) 하마스의 군대와 통치 능력을 없애는 것이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하마스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는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결코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것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가 협정을 파기하거나 약속을 어긴다면 우리는 이스라엘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