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출범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초반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을 원하지만, 트럼프정부의 경제정책이 물가상승 압력을 높인다는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부동산 업계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거론하며 현재의 냉각기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 역시 내수를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소다. 다만 일각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과 새로운 부동산 섹터의 부상으로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점차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한국이 곧장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가 늦으면 부동산 시장에 절대 좋진 않다”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국내 경기가 너무 나빠 (한국은행의) 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국내 금리를 빠르게 내리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대출금리가 드라마틱하게 내려가지 않으면 금융 규제나 정책의 변화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는데, 트럼프 임기 초반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향후 미국의 무역·관세 정책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정부의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도 부동산 시장에 변수로 작용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환율이 계속 높으면 한국 물가 안정도 어렵고 아파트 분양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돼 상업 부동산 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LL코리아는 이날 ‘상업용 부동산 시장: 2024년 회고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오피스 시장에서 성과를 전망하며 해외 자본 유입 증가로 투자 규모도 견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동안 부진했던 물류 부문은 올해 공급 과잉 우려가 완화돼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