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작곡비 사기 혐의로 피소된 유명 작곡가 유재환(37)씨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피소된 유재환에 대해 지난 10일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유재환은 작곡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23명으로부터 작곡 대금 55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해 8월 12일 피소됐다. 고소인들은 유재환이 2022년 “무료 작곡을 해주겠다”고 홍보해 세션비, 녹음비 등을 입금받은 뒤 약속한 곡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유재환이 곡 제작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 없음’ 결론을 냈다. 신청자 일부의 음원이 발매된 점,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관련 스튜디오 임대차 계약을 한 점, 신청자가 직접 작사를 해야 해 제작이 지연됐다는 유재환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유재환의 작곡 사기 논란은 지난해 4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당시 유재환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개인적인 일들이 여럿 중첩해 생기면서 건강 이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고의로 금전적 피해를 드리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작업물을 완성해 전달하거나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유재환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여전히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YTN star에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제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정신병동에 입원했었고 어머니가 4개월 전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생활고도 겪어 현재 파산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음악을 해온 사람이니까 음악으로 갚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렵지만 다시 건반을 쳐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2008년 ‘아픔을 몰랐죠’로 데뷔한 유재환은 2015년 MBC ‘무한도전’ 프로젝트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박명수 노래 작곡가로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이후 ‘싱포유’ ‘나의 음악쌤, 밍글라바’ ‘효자촌’ 등 여러 예능에 출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