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기 전에 늙어가는 중국’…3년째 인구감소·60세 이상만 3억1000만명

입력 2025-01-19 18:07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둔 18일 항저우의 기차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 AP연합뉴스

중국 인구가 지난해 138만명 줄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다. 인구 구성 변화와 결혼 기피 풍조 때문에 증가세로 다시 돌아서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해 홍콩·마카오와 대만, 해외 화교 등을 제외한 본토의 총인구가 14억828만명으로 2023년보다 139만명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인구는 2022년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생아 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사망자 수가 이를 훨씬 웃돌아 인구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4만명으로 전년의 902만명보다 52만명 늘어났지만 3년째 1000만명을 밑돌았다.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16년 188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까지 연간 150만명 안팎씩 감소하다가 8년 만이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사망자 수가 1093만명으로 2023년의 1110만명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신생아 수보다는 훨씬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가 중국에서 상서로운 해인 갑진년 ‘용의 해’여서 신생아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가임 인구 감소와 결혼·출산 기피 풍조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기 신생아 수가 장기적으로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미시간대 사회학과 윈저우 교수는 “중국의 인구 감소는 대부분 뿌리 깊은 구조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회안전망 강화부터 성차별 철폐까지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 없이는 인구 감소 추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노동연령 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세도 이어졌다. 지난해 중국의 16∼59세 인구는 8억5798만명으로 전년도(8억6481만명)보다 줄었다. 전체 인구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2.0%, 2023년 61.3%, 지난해 60.9%로 하락세다.

60세 이상 인구는 3억10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2.0%, 65세 이상은 2억2023만명으로 15.6%를 각각 차지했다. 2023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2억9697만명(21.1%), 65세 이상 인구는 2억1676만명(15.4%)이었는데 수와 비중 모두 늘어났다.

AP통신은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 노동인구 감소, 소비시장 부족, 해외 이주가 체제에 심각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세계 2위 인구 대국 중국이 ‘부자가 되기 전에 늙을 것’이라는 경구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고 짚었다.

성별 인구는 남성이 7억1909만명, 여성은 6억8919만명으로 집계됐다. 도시 거주 인구는 9억4350만명으로 전년 대비 1083만명 증가했고 농촌 거주 인구는 4억6478만명으로 1222만명 감소했다. 전체 인구에서 도시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인 도시화율은 67.0%로 2023년 말보다 0.84%포인트 높아졌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