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화물 운송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리·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물량의 영향으로 항공화물 운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5일부터 화물 운송 사업을 시작했다. 화물 운송은 여객기 내 수하물 칸을 이용한 ‘밸리 카고’ 형식으로 진행된다. 운송 물품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상품, 전자 제품, 자동차 부품, 의류, 과일 등이다. 첫 화물 운송은 인천~방콕 노선에서 이뤄졌는데, 다음 달부터는 도쿄, 오사카, 타이베이, 상하이, 정저우 노선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이 화물 운송 사업에 나선 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이커머스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화물 운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항공운임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발틱항공운임지수(BAI00)는 지난 13일 기준 2267.0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1787.00보다 약 26% 오른 수치다.
홍해 사태와 중국발 전자상거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홍해 사태 장기화로 컨테이너선들이 남아프리카 항로로 우회하면서 해상 운송 기간이 늘었고, 해상 운임도 올랐다. 화주들이 항공 운송을 택하는 일이 늘면서 항공운임도 덩달아 올랐다는 것이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전자상거래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항공화물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항공화물 운송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누적 항공화물 운송량은 총 419만t으로 2023년 374만t 보다 12% 증가했다. 미주(87만t), 중국(71만t), 유럽(61만t) 순이었다.
LCC들은 화물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 취항 이후 도입한 대형기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대형 화물을 항공화물 탑재 용기(ULD)로 본격 수송할 수 있게 되면서 화물량이 크게 늘었다. 2018년 3200t에서 2023년 1만6800t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중대형 항공기인 운용 중인 에어프레미아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에어프레미아가 수송한 화물 운송량은 총 3만7422t으로 수하물과 우편물을 제외한 순화물량만 총 2만3424t에 달한다. 이는 양대항공사와 화물전문 항공사를 제외한 국적사 최대 수송량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