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원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한 달 새 8개의 공장 건설을 완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 가동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보여주기식 공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함경남도 함주군에 들어선 지방공업공장의 준공식이 전날 개최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북한의 지방공업공장 완공은 이번이 8번째다. 앞서 평안남도 성천·숙천, 황해북도 은파·연탄, 황해남도 재령·은천, 함경북도 경성 등의 공장이 완공됐다.
북한은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이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전국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을 꺼내든 이후 공장 완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북제재 등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지방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지자 이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지시 후 여러 차례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을 찾는 등 지방발전 20×10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지난달 21일 성천군에 첫 공장을 준공한 이후 한 달 새 8개 공장을 완성한 것이다.
북한의 공장 건설 속도전에 ‘허울뿐인 공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통화에서 “6·25전쟁 때 미군 공습에 의해 보급 체계가 무너지니깐 김일성이 각 지역 자급자족을 위해 내세운 게 지방 단위 경제 체제”라며 “설비가 낙후되고 원료도 없다 보니 실패했던 정책인데 지금도 북한은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제재 국면이 장기화하니깐 이미 실패한 자력갱생으로가겠다는 것인데 주먹구구식 보여주기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자유아시방송(RFA)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랜셋’ 위성이 지난 11일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을 분석한 결과 황해북도 은파군 지방공업공장 용지의 기온이 영하 4~5도로 주변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황해남도 재령군 공장 용지 일대 기온도 영하 6~7도로 인근 주택가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은 토요일이기 때문에 공장 가동이 안 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FA에 “공장에서 열이 감지되지 않는다면 미가동 중일 가능성이 높다”며 “보여주기식 준공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