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여성 혐오적인 작품 묘사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41)가 또 다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기안84의 문제 발언은 그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 지난 16일 공개된 ‘형수님의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나왔다. 절친한 배우 이시언의 아내인 배우 서지승과 차를 타고 이동하며 대화하던 도중 ‘아침밥’에 대해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남편의 아침밥을 차려준다는 서지승이 기안84에게 “결혼하면 아침밥에 대한 환상이 있느냐”고 묻자 기안84는 “남자들이 아침밥에 집착한다. 밥이 문제가 아니고 내가 보호받고 있다는 걸 느껴서 그런 것 같다”고 동의했다.
기안84는 이어 “만약 아내가 아침밥을 해주지 않으면 수영장에 가서 근육질 총각과 바람이 나지 않을까, 헬스장에 가서 젊은 트레이너와 그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서지승이 “누가 그런 적 있느냐”고 묻자 기안84는 “인터넷에서 하도 흉흉한 기사들을 많이 보니까”라고 답했다.
이 같은 기안84의 발언을 두고 왜곡된 여성관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맞벌이 비율이 높은 요즘 시대에 ‘아내가 차린 아침밥’을 당연하게 여기는 전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아침밥을 차리지 않는 아내’를 잠재적 불륜 여성으로 취급하는 건 여성 혐오적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기안84가 여혐 논란에 휘말린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0년 그의 대표작인 웹툰 ‘복학왕’에서 인턴 여성 직원이 스무 살 넘게 차이 나는 직장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정직원으로 전환되는 내용을 그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웹툰의 연재 중지 요구하는 청원도 게시됐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기안84는 출연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일시 하차했다가 복귀하기도 했다. 결국 기안84는 사과문을 내고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문제가 된 여성 캐릭터 묘사와 여성관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