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에서 ‘위믹스’ 생태계를 구축했던 장현국 액션스퀘어 공동대표가 새 코인으로 도약을 노린다. 가상화폐 ‘크로스’를 발행한 장 대표는 올해 1분기 안에 게임성을 확보해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장 대표와 동고동락했던 인사들이 액션스퀘어에 속속히 집결하면서 블록체인 사업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장 대표는 본인이 몸담았던 위메이드와 네오위즈의 핵심 인사들을 액션스퀘어에 불러 모아 블록체인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액션스퀘어에 합류한 대표 인사는 김태용, 오호은, 배영진 이사다. 김 이사는 장 대표와 네오위즈에서 인연을 맺었다. 김 대표가 줄곧 맡아오던 인수·합병(M&A)을 액션스퀘어에서도 맡을 계획이다.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 트리를 이끌던 오 이사는 액션스퀘어에 합류해 블록체인 전반의 개발을 총괄한다.
라인게임즈 출신 배 이사는 장 대표와 함께 일한 적은 없으나 네오위즈와 넥슨에서 사업개발을 맡아와 역량을 쌓아왔다. 배 이사는 액션스퀘어 내의 ‘밸류업실(IR)’에서 회사의 가치 상승을 추진할 예정이다.
액션스퀘어 관계자는 “최근 합류한 이사들은 블록체인 개발 및 사업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전문가들로, 액션스퀘어의 새로운 도약에 이바지할 인물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현재 블록체인 사업과 개발에 필요한 인재 영입을 위한 채용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10여 년간 맡았던 위메이드의 대표직을 작년 3월 내려놓고 이달 1일 액션스퀘어의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일주일여 만에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이더리움 기반의 자체 토큰인 ‘크로스(CROSS)’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크로스는 블록체인 기술과 토크노믹스를 바탕으로 인 게임 경제의 경계를 허물고 게임 경제를 국경 너머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당시 장 대표는 “모든 게임이 토큰을 발행하고 모든 이용자가 이를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게임 토큰 프로토콜 ‘크로스’를 출시한다”며 “그 첫 단계로 이더리움 기반의 코인 크로스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또 발행한 토큰을 바탕으로 동명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스’를 추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에 따르면 크로스의 총발행량은 10억개(1B)로 고정했다. 크로스는 추가 발행이 불가능한 ‘제로 민팅(zero minting)’과 재단이 토큰을 비축하지 않는 ‘제로 리저브(zero reserve)’ 정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투자자와 사용자에게 예측 가능한 거래 환경을 제공해 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다음 달 중 크로스 코인을 ICO(가상자산공개) 또는 IEO(거래소를 통한 코인 판매)로 공급하고 오는 3월 이와 연동한 게임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코인 발행을 발표한 장 대표는 다음 스텝으로 ‘게임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게임사와 손을 잡아 크로스 프로토콜을 다양한 게임에 적용하고 생태계의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최근 액션스퀘어는 코인 발행 발표 이후 라인게임즈, 비피엠지 등과 협력 소식을 밝혔다. 또 ‘뮤’ IP로 유명한 웹젠은 액션스퀘어에 50억원을 간접 출자하기도 했다.
액션스퀘어 측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집중하는 게임사만 전략적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MMORPG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여러 회사와 적절한 방법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지향하기에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장 대표가 수년간 부진했던 액션스퀘어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액션스퀘어는 2017년 출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삼국블레이드’ 흥행 이후 이렇다 할 차기작을 내놓지 못해 2021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 18억원, 영업손실 78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장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잖다. 장 대표는 2022년 1월 위믹스 유통량을 허위로 공시한 혐의로 현재 재판받고 있다. 장 대표는 3차까지 열린 공판마다 위믹스를 유동화한 것이 아니라는 태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액션스퀘어 관계자는 “위믹스 발행량 이슈는 없었다”면서 “우리는 ‘오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게임 개발자와 유저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