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뛴 SK, 전반기 1위…3년 만에 통합 우승 내달리나

입력 2025-01-17 13:04
서울 SK 김선형이 16일 원주 DB와의 2024-2025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드라이브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KBL의 ‘속공 군단’ 서울 SK가 정규리그 선두로 올 시즌 전반기를 마쳤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됐던 부산 KCC와 원주 DB는 예상 밖의 고전을 이어가며 중위권에 자리했다.

KBL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은 17일 SK는 24승 6패로 2024-2025 정규리그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전날 DB를 74대 65로 꺾고 9연승을 질주한 SK는 2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격차를 3.5경기로 벌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에 이어 3년 만에 최정상을 노릴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SK는 쉼 없이 달리고 있다. 기동력을 갖춘 코트 위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속공에 참여하는 빠른 농구가 승수 쌓기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K는 전반기 경기당 평균 8.3개(1위)의 속공을 성공했다. 리그 평균 4.4개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서울 SK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 KBL 제공

KBL의 왕으로 군림 중인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는 변함 없는 활약으로 SK를 이끌었다. 워니는 전반기 평균 24.5점 12.7리바운드 4.4어시스트로 활약하며 1·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속공 전개 과정에서 직접 득점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리바운드를 잡은 뒤 달려 나가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는 김선형 오재현 등 가드진은 물론 안영준과 오세근, 최부경 등 포워드들도 속공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조동현 감독의 현대모비스는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넘보고 있다. 조직력을 앞세운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들이 기복 없는 활약을 이어가는 가운데 ‘에이스’로 거듭난 이우석, 2년차 신인 박무빈 등의 성장에 힘입어 호성적을 냈다. 강혁 감독이 이끄는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창원 LG와 공동 3위에 오른 채 전반기를 마쳤다. 김낙현, 정성우, 샘조세프 벨란겔 등 막강한 가드 라인업을 보유한 가스공사는 터프한 압박 수비와 외국인 선수 앤드류 니콜슨의 득점력을 바탕으로 상위권 경쟁에 합류했다.

원주 DB 선수들이 16일 서울 SK와의 2024-2025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KBL 제공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DB의 전반기는 다소 아쉬웠다. 14승 16패로 6위에 올랐는데, 시즌 초반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게 순위에 타격을 줬다. ‘디펜딩 챔피언’ KCC는 12승 17패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화려한 스타 군단의 위용을 유지했으나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완전체를 제대로 꾸리지 못했다.

반등을 다짐했던 서울 삼성과 고양 소노, 안양 정관장은 차례로 8~10위에 자리를 잡았다. 코피 코번과 베테랑 이정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은 최근 이원석, 최성모 등이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중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갑작스럽게 김태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소노는 한때 11연패 늪에 빠진 게 현재 순위에 영향을 줬다. 에이스 이정현을 포함한 주축 줄부상에 울고 있지만 이적생 이재도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비선출 신인’ 정성조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 희망을 보고 있다. 캐디 라렌을 KCC에 내주고 디온테 버튼을 영입한 정관장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활용해 도약을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