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경찰에 출석해 체포됐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오전 10시23분쯤 경찰에 출석한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오전 10시3분쯤 서대문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8분간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영장 집행을 막았다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정당한 경호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경호처 직원들에게 무기 사용을 지시했느냐’는 물음에는 “(지시한 적) 없다”면서 “무기는 경호원들이 근무 중 상시 휴대하는 장비”라고 언급했다.
김 차장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온 공수처와 경찰이 어떠한 사전영장 제시나 고지없이 일방적으로 군사시설인 관저 정문을 훼손하고 침입했다”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국민들이 아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내부의 분열된 분위기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했다. ‘경호처 내에 언론과 접촉한 직원을 색출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 색출한다고 그게 색출이 되느냐”고 부인했다.
‘업무와 무관한 윤 대통령 생일 등에 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차장은 “동원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호처 창립 60주년을 겸해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 파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앞서 야권은 김 차장이 윤 대통령 부부 생일에 직원들을 동원해 장기자랑을 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당시 경호처 직원들이 생일 축하 노래까지 만들어 부른 것은 사적 유용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여러분은 친구 생일 축하파티, 축하송 안 해주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업무적인 걸 떠나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인데”라며 “책상 옆에 앉아있는 동료가 생일이더라도 그렇게 해주지 않느냐.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생일축하 노래 만드는 데 세금이 안 들어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안마에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처음 듣는 내용”라고 답했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차장은 앞서 세 차례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당초 경찰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전 차장을 체포할 방침이었지만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김 차장에 대한 영장을 일단 집행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체포된 윤 대통령의 경호 업무를 마친 뒤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