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싱크탱크, “미국우선주의, 두 번째 임기엔 더 강화해야”

입력 2025-01-19 06:00 수정 2025-01-19 06:00

대표적인 ‘트럼프 싱크탱크’로 꼽히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는 과거 트럼프 1기의 미국 우선주의 전환을 대성공이라 평가하고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어젠다에서 AFPI는 “(트럼프 1기의)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 잡힌 무역 협상에 대한 미국 우선주의적 접근은 획기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북미 지역의 제조업 생산 능력과 투자를 늘리기 위해 이런 비전을 곱절로 강화(double down)할 때”라고 주장했다.

AFPI란 2021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다. 대표를 맡은 브룩 롤린스와 이사회 의장이었던 린다 맥마흔이 트럼프 2기에서 각각 농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되는 등 트럼프 2기의 대표적 ‘실세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어젠다의) 내용 자체는 1기의 연장선상으로 아주 큰 차별성은 없다”면서도 “트럼프의 절대 추종자들이 (AFPI의) 최고위직에서 실무진까지 포진해 2기 정부에서 실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19일 말했다.

이들은 특히 세계무역기구(WTO)로 대변되는 과거의 자유무역 질서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AFPI는 “중국은 강제 기술 이전과 국가 주도의 광범위한 시장 왜곡 등 명백한 무역 위반 행위를 계속 저지르면서도 WTO 회원국으로 특혜를 누렸다”면서 “국제 무역 시스템의 실패 사례 중 중국보다 명백한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WTO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도 제안했다. AFPI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WTO 관세 체계를 바꾸고, WTO의 예산을 면밀히 조사해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TO의 최대 분담금 납부국인 미국의 입지를 활용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존 분쟁해결 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관세 부과, 무역법 등 자체 제재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앞으로도 트럼프 1기에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앞세워 체결한 ‘현대화된 무역 협정’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AFPI의 주장이다. 그중에서도 이들은 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USMCA)을 우수 사례로 지목했다.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USMCA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무기로 개별 양자 협상을 압박해 유리한 결과물을 얻어낸 대표적 협정으로 꼽힌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