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추친·판잔러도 팬클럽 해산…中, 스포츠 팬덤 단속 강화

입력 2025-01-16 17:23 수정 2025-01-16 17:24
최근 팬클럽을 해산한 중국의 스포츠 스타들. 왼쪽부터 수영 판잔러, 탁구 왕추친, 테니스 정친원. 바이두

중국 당국이 스포츠계의 팬덤화가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고 보고 단속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테니스 정친원, 수영 판잔러에 이어 탁구 왕추친도 팬클럽을 해산했다.

16일 신징보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14일 특별회의를 열어 스포츠가 왜곡된 팬덤문화의 온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팬덤문제를 철저히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운동선수의 선발, 육성, 배출, 배치 과정 전반에서 팬덤화 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 스포츠 스타들은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결성된 팬클럽을 잇달아 해산하며 팬덤문제 해결에 동참했다. 중국 배드민턴 선수 왕창, 량웨이컹, 허지팅, 런샹위 등이 지난 11일 팬클럽을 해산했다. 탁구 선수 왕추친, 체조 선수 장보헝도 팬클럽 해산을 알렸다.

파리올림픽에서 테니스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중국에 안겨준 정친원은 지난해 11월, 수영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판잔러는 같은 해 8월에 팬클럽을 해산했다.

중국 스포츠스타 팬클럽은 소셜미디어와 만나 강한 응집력과 영향력을 갖추면서 극단화돼 왔다. 특히 지난해 파리올림픽 기간에는 특정 선수에 대한 과도한 응원과 상대 선수에 대한 비방으로 큰 논란이 빚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자 탁구 세계랭킹 1위 쑨잉사를 제치고 4위인 천멍이 금메달을 목에 걸자 쑨잉사의 일부 팬이 천멍에 대한 사이버 폭력을 저지른 사건이었다.

중국 당국은 왜곡된 팬덤문화가 응원 순위 및 조회 수 조작, 돈 쏟아붓기, 다른 선수 팬덤과 대립 및 상호 비난, 신상털기, 사이버 폭력과 혐오 조장 등 부작용을 낳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단속을 강화해왔다.

중국 공안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관련 사건 700건 이상을 수사해 10만개 이상의 온라인 계정을 차단했다. 웨이보 샤오홍슈 등 중국 소셜미디어도 폭력적인 비방글들을 수만건 삭제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