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나라 외갓집 방문’…지자체·고액기부자 의기투합

입력 2025-01-16 14:28

지자체와 고액 기부자들이 의기투합해 다문화 가정을 위한 선행에 나선다. 결혼이민을 온 이들의 자녀가 난생처음 외갓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후원한다.

광주 서구와 자선단체 ‘서구아너스’는 올해 ‘복지틈새 제로, 12달이 행복한 서구’ 만들기 사업을 본격 펼친다고 16일 밝혔다. 서구와 서구아너스는 이를 위한 첫 사업으로 ‘엄마나라, 외갓집 방문’ 사업을 벌인다.

이들은 15세대 52명의 다문화 가정이 베트남, 중국, 필리핀, 러시아 등에 다녀오는 데 필요한 모국방문 경비를 전액 후원한다. 1인당 50만 원씩 총 2600만 원이다.

서구 관내 결혼이민자 가정 가운데 최근 2년 이상 모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세대가 대상이다.

서구는 ‘한국생활 속 나의 삶 이야기’ 수기 공모전을 통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했다. 광주서구가족센터가 주최한 공모전에는 결혼이민자 가정 23세대가 참여했다.

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하게 된 과정과 언어장벽, 문화 차이 등의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로서 1인 3역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사는 자신의 삶을 자전적 관점의 글로 풀어냈다.

베트남을 모처럼 찾게 된 김보람(개명)씨는 “아이들에게 항상 말로만 설명하던 엄마 나라를 함께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며 “친정 방문을 앞둔 올해 설 명절은 어느 해보다 행복하고 설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지난해 11월 다양한 민관협력 복지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서구아너스’를 구성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00만 원 이상 일시납 또는 5년 기부 약정한 개인, 기업‧법인 대표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구아너스는 출범 1개월 만에 가입자가 50명에 달할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서구는 서구아너스 후원금으로 월별 주제를 정해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1월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엄마나라, 외갓집 방문’을 시작으로 2월에는 자립준비 청년·가족돌봄청년 장학금 지급, 3월에는 소아암‧희귀난치성 질환 청소년을 지원에 나선다.

이후 발달장애인, 어린이, 국가보훈대상자, 주거 빈곤 아동, 시각장애인, 1인 가구, 돌봄 어르신, 학교 밖 청소년, 저소득 아동을 차례로 지원한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그동안 예산 부족으로 챙기지 못한 복지 틈새를 서구아너스와 함께 촘촘하게 메우면서 서구 주민 모두가 열두 달, 매 순간 행복한 공동체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