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가자 휴전에 “중재국들 감사… 중대한 전환점”

입력 2025-01-16 11:52
이스라엘 공습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개월 넘게 전쟁을 이어 온 이스라엘과 휴전 협의를 할 수 있게 끌어준 중재국들에 감사를 표했다. 가자지구 공격 중단은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가자전쟁 당사자인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6주간 교전중지와 인질 33명 석방 등 내용이 담긴 휴전안 타결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공격 중단 합의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저항,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의 자유인들이 이뤄낸 업적”이라면서 “이는 적(이스라엘)에 대한 투쟁, 우리 국민의 해방과 귀환이란 목표 달성을 위한 길에서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인 중재국들, 특히 카타르와 이집트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성명을 내고 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에서 인질 수십명과 가족들의 고통을 끝내준 데 감사를 표하고, 양측이 곧 워싱턴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도 통화하면서 감사를 표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전쟁 15개월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는 중재국 발표가 나온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내놓은 첫 입장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해 온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길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외교부 명의 성명을 통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를 환영하면서 “가자지구와 다른 모든 팔레스타인, 아랍 영토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난민들이 원래 지역으로 귀환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가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15개월간 이어진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주민들을 돕기 위해 국제사회가 장기적인 원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유엔은 이번 합의의 이행을 지원하고 고통받는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지속적 인도구호 규모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너무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어온 이 지역 전체에 희망을 가져왔다”며 “양측 당사자는 이 지역의 항구적 안정과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발판이 될 이번 합의를 반드시 전적으로 이행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휴전 협의를 환영했다. 이번 휴전안은 16일 오전 이스라엘 내각 표결을 거쳐 19일부터 발효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양측의 무력충돌은 일단 멈춰 서게 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42일간 교전을 멈춘 채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고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 풀려나는 인질은 33명에 불과한 데다 영구적 휴전 여부는 향후 추가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다.

가자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덮쳐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비판 여론에 직면한 네타냐후 내각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고강도 군사작전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머물던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고, 얼마 뒤 그의 후임인 야히야 신와르도 가자지구에서 살해했다. 전쟁 기간 팔레스타인 주민 4만67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