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결핵, 코로나19 제치고 감염병 사망원인 1위”

입력 2025-01-16 09:25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결핵(TB) 진단을 받은 사람이 800만명을 넘어서며 1995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발표했다. 결핵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를 제치고 전염병 사망 원인 1위가 됐다.

WH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는 125만명으로, 같은 기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로 인한 사망자 수의 두 배에 달했다.

WHO는 결핵이 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며,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필리핀, 파키스탄이 전 세계 발병 사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22년 132만명에서 2023년 125만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결핵 환자 총수는 지난해 기준 1080만명으로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OECD 회원국 중 환자 발생율 2위, 사망율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2년 기준 1322명이 사망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결핵을 예방하고 발견하며 치료할 수 있는 도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하고 병에 걸린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핵은 주로 폐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 중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며,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중 약 5~10%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취약 계층에 대한 결핵의 불균형적인 영향을 강조했다.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 HIV 감염자, 영양실조 상태의 사람들, 저소득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결핵에 걸리고 사망할 위험이 훨씬 높다.

WHO는 이 같은 공중보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결핵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하며, 각국이 신속 진단 도구, 효과적인 약물, 광범위한 백신 캠페인에 투자할 것을 요청했다.

어린이 결핵의 심각한 형태를 예방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BCG 백신은 결핵 퇴치의 핵심 도구로 남아 있지만, 약물 내성 결핵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혁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결핵 문제 해결에 있어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의료 시스템, 비정부 기구가 협력해 질병을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결핵을 종식시키려면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