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암살·감옥’ 韓 대통령 역사 조명한 WP…‘대부분 보수’

입력 2025-01-15 18:48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체포되자 외신에서 또다시 반복된 한국 대통령의 불행한 역사를 조명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추방·총격·탄핵·감옥, 한국 대통령의 역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역대 한국 대통령직의 불행한 결말에 대해 조명했다.

우선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에 대해선 “하와이로 추방됐다”며 국내에서 ‘양극화’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전쟁에서 조국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고 여성을 내각에 기용한 점 등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부패·부정선거·민간인 학살 등 권위주의적 행보는 비판받을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경제 성장·중산층 증가 등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다면서도 정치적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권위주의자였다고 했다. WP는 “1979년 본보는 박정희에 대해 공포와 공포를 통해 통치했으며 자신이 만든 시스템에 의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해리슨 김 하와이대 역사학과 교수는 “현재의 심각한 경제 상황과 양극화를 고려할 때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로 회상하고 재평가하는 것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때로 삶이 힘들 때 (그가 했던 것과 같은 비민주적 조치들은) 간과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WP는 이어 정권을 잡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반란으로 집권했으며 5·18 민주화운동을 폭력적으로 진압해 최소 수백명의 시민을 살해했다고 비판했다. 내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각각 사형과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전했다.

WP가 조명한 전직 대통령 중 진보 계열 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뿐이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뇌물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도 “사후 역사가와 많은 한국인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고 동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는 대학에 가지 않고 독학으로 법을 공부하고 시민운동의 지도자가 됐다”며 “대통령이 되고서도 정계에 균형을 가져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평화롭게 퇴임한 소수의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한국 대통령이나 그 가족은 부패한 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한국 국민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어 한다. 그리고 대통령 자신이 보통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