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보기관 “해저케이블 훼손은 中 회색지대 전술”

입력 2025-01-15 16:55
지난 3일 대만 인근 해역의 해저 케이블을 훼손한 중국 관련 화물선 순싱39호. 자유시보 캡처

중국 선박의 대만 해저케이블 훼손은 새로운 회색지대 전술이라는 대만 정보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대만에는 국제 해저케이블만 14개가 설치돼 있는데 유사시 적대국의 공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FTNN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전국(NSB)은 입법원(국회)에 최근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선박 등을 활용해 도발함으로써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드는 행위를 가리킨다.

NSB는 지난 3일 대만 북부 지룽항 외해의 해저케이블을 훼손한 중국 관련 화물선 순싱39호에 대해 해외 적대세력의 새로운 회색지대 전술 형태라고 설명했다.

순싱39호는 카메룬과 탄자니아의 이중 선적을 갖고 있지만, 선원과 선주는 모두 중국인이다. 이 선박은 지난 3일 대만과 미국, 일본 등을 연결하는 태평양 횡단 케이블(TPE)을 훼손했다.

NSB에 따르면 대만에는 국제 해저케이블 14개와 국내 해저케이블 10개가 설치돼 있고 외국과 주고받는 데이터·음성 트래픽의 95%를 14개 국제 해저케이블에 의존한다.

이들 케이블은 중국의 모래 채취선과 저인망 어선, 대형 화물선 등에 의해 여러 차례 훼손됐다. 최근 3년간 대만 주변 해저케이블 훼손 사례만 매년 평균 7∼8회 발생했다. 2021년 8월에는 중국 저인망어선의 작업 때문에 해저케이블이 손상돼 일부 지역의 통신이 중단됐다. 지난해 2월에는 대만 본섬과 마쭈다오 사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2개가 중국 선박에 의해 절단됐다,

NSB는 해저케이블을 설치한 해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국가통신 및 인터넷 안전센터를 통한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해저케이블의 안전성을 더 강화하고 백업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현장에서 불법 작업이나 해저케이블 절단 의혹이 있는 선박을 발견하면 즉시 증거 수집, 압수, 수사 및 보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