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앞에 선 셀트리온 父子…“신약 기업 도약”

입력 2025-01-15 16:27
셀트리온 서정진(오른쪽) 회장과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폐경기 여성분들이 쉽게 걸리는 골다공증을 1년에 햄버거 8개 가격이면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가 이렇게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메인트랙 무대에 올라 전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글로벌 혁신 신약 기업으로 도약 의지를 밝혔다.

서 회장은 “많은 환자들이 합리적 가격으로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 시밀러는 물론 다양한 신약 개발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확대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회사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고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뛰어든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대해서는 “예전 경험을 살려 좋은 아이디어를 갖추고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는 기업들을 만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CDMO를 통해 전세계에 제2, 3의 셀트리온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유럽·일본에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의 바이오 시밀러 등 5개 제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짐펜트라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셀트리온 연간 매출액이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로드맵은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가 발표했다. 서 회장과 서 대표는 이날 발표 외에도 행사 기간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 및 투자사들과의 미팅을 통해 협력 기회을 모색했다.

서 대표는 “셀트리온은 올해까지 11종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지난해 조기 달성하며 이미 항체 바이오 의약품 개발 능력을 입증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항체 의약품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 항체 신약 개발을 향후 회사 실적을 견인할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지난해 처음 공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T-P70’, 방광암 치료제 ‘CT-P71’ 등 기존 치료제를 일종의 개량 신약인 ‘바이오베터’ ADC로 선보일 예정이다. 차세대 다중항체 치료제는 안전성은 강화하면서 암 표적에 대해서만 항체를 활성화 시키는 ‘조건부 활성 다중특이항체’와 다양한 면역 세포의 항암 효과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면역항암 다중특이항체’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연도별 임상시험계획(IND) 계획도 공개했다. 2028년까지 ADC 분야에서 9개, 다중항체 분야에서 4개 등 총 13개 후보물질에 대한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차세대 신약 개발이 본격화한 지 2년 만인 올해 4개 신약 후보물질이 순차적으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으로 매년 새로운 신약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선두 후보물질은 비임상부터 남다른 개발 속력과 성과를 보이고 있어 셀트리온의 글로벌 신약 기업 도약 목표는 빠르게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