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브걸 “역주행곡 ‘롤린’, 고마운 곡…죽을 때까지 가수하고 싶어”

입력 2025-01-15 15:50
브브걸. GLG 제공

과거에 발매한 노래가 수년이 지나 주목받고 인기를 끄는 것을 가요계에선 역주행이라고 한다. 역주행을 경험한 가수들은 흔히 희망 혹은 노력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했음에도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대중에게 가닿을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다.

브브걸도 그런 역주행의 아이콘 중 하나다. 2017년 발매됐던 ‘롤린’이 4년 뒤 역주행하면서 그해 여름의 음원 차트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롤린 롤린 롤린~”하는 후렴구가 중독성 있는 노래는 해체 위기까지 갔던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그렇게 희망의 아이콘이 된 브브걸이 변화된 모습으로 신곡 ‘러브 투’를 들고 15일 돌아왔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브브걸(민영·은지·유나)은 ‘롤린’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유나는 “‘롤린’이 정말 고맙다. 그 노래가 잘됐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까지 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영은 “당시 팀이 해체될 뻔했다. 기회를 얻고 싶어도 얻지 못하는 그룹이 더 많은데, 저희는 ‘롤린’이 역주행했으니 천운을 얻은 것”이라며 “저희를 믿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브브걸. GLG 제공

브브걸에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6년 데뷔한 브레이브걸스는 몇 차례 멤버 교체를 겪고 이듬해 ‘롤린’을 히트시킨 네명의 멤버(민영, 유정, 은지, 유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롤린’의 역주행이 있기 전까지는 4년이란 무명의 시간을 보냈다. ‘롤린’ 이후 ‘운전만해’도 함께 역주행하며 주목받았지만, 2023년 소속사와의 계약이 끝나고 지난해 유정이 탈퇴하면서 또 한 번의 곡절을 겪었다. 이로써 브브걸이란 이름의 3인조가 됐다.

수많은 변화를 불행으로 받아들일 법도 했지만, 브브걸에게선 오히려 단단함이 느껴졌다. 민영은 “그런 모습이 꼭 인생 같다. 우여곡절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 않나. 항상 좋을 수도 없고 힘들다가도 좋은 일이 생기고”라며 “그게 저희 팀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다. 저희가 좋아하는 이 일을 토대로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브브걸. GLG 제공

브브걸은 이번 신곡 ‘러브 투’를 통해 그간 보여준 적 없던 모습을 보여준다. 밝고 경쾌한 여름 노래로 인지도를 쌓았지만, 이번엔 겨울 분위기에 맞는 곡을 준비했다. 은지는 “저희 노래 콘셉트가 요즘 아이돌 노래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컬적인 요소를 더 살리려 했다”며 “3인조로서도 저희만의 색을 보여드리려 한다. 저희를 ‘희망의 아이콘’으로 불러주셨던 만큼 이번 노래는 그에 맞는, 시작의 설렘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브 투’는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을 경쾌하면서도 애틋한 감성으로 담아낸 댄스 팝 곡이다. 표면적으로는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설렘을 표현한 듯하지만, 우여곡절을 겪고 돌아와 새롭게 시작하는 브브걸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곡이기도 하다.

민영은 “저희 셋 모두 ‘무대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야길 자주 했다. 이 무대가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기회인지 많이 느꼈기 때문”이라며 “저희가 운이 좋았던 것도 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내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죽을 때까지 (가수를) 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