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의 관세전쟁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4.5%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경제 애널리스트 64명의 예측을 종합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5%로 낮아지고 내년에는 4.2%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4.9%를 기록, 연간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의 4.6%에서 회복해 5.0%에 달했을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는 17일 4분기 및 연간 GDP 데이터를 발표한다.
통신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 갈등이 고조될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중국 상품에 막대한 관세 부과를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다음 주에 백악관으로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은 올해 중국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수출, 기업 자본 지출, 가계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시장은 올해도 계속 침체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적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내놓겠지만, 범위와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나 기타 징벌적 조치를 얼마나 신속하고 공격적으로 시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위기, 약한 수요, 높은 지방정부 부채 수준이 경제 활동에 큰 부담을 주고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도가 모두 낮아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이자율과 은행 지급 준비율(RRR)을 인하하고 10조 위안(약 2000조원)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 해소 방안을 내놓는 등 일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올해도 재정 적자를 더 늘리고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며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