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걷을 대외수입청 만들겠다…공정한 몫 내게 할 것”

입력 2025-01-15 08: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와 수입세 등 해외 기업에서 세금을 걷을 별도의 정부 기관인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이 납세자의 세금을 걷는 것처럼 해외 기업 등을 대상으로도 관세를 걷을 전문조직을 별도로 설립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의 관세와 수입세, 외국의 원천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만들겠다”며 “우리는 우리와 무역에서 돈을 벌어가는 이들에게 청구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들은 드디어 공정한 몫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월 20일(취임일)이 ERS가 탄생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취임 뒤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까지 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위대한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IRS에 의존해왔다. 미국 경제는 무르고 한심할 정도로 약한 무역협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과세하면서 세계에 성장과 번영을 안겼다”며 “이제는 그것을 바꿀 시기”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관세 징수를 담당하고 있다. 수입업자가 수입 품목을 신고하면 CBP 공무원이 서류를 검토해 관세와 수수료, 벌금 등을 징수하는 방식이다. 백악관 추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23년 약 800억 달러의 관세와 수입세를 거뒀다. 하지만 트럼프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은 별도의 ERS 설립을 위한 행정명령을 촉구했고, 트럼프는 이를 수용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표가 그동안 강조한 ‘작은 행정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AP통신은 “정부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가 이미 관세와 수입세를 징수하고 있는 상무부와 세관국경보호국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기관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종종 외국이 관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수입업자가 관세를 지불하고, 기업은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대부분을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