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군사력 순위 南 5위·北 34위… “돈 없는 북한, 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 집중”

입력 2025-01-15 06: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군사력 평가기관이 재래식 무기를 기준으로 평가한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한국은 5위, 북한은 34위로 평가됐다. 북한은 매년 순위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재래식 무기보다 ‘가성비’ 큰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14일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최근 공개한 ‘2025 군사력 랭킹’에 따르면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145개국 가운데 34위로 평가됐다. GFP는 북한 지상군의 탱크, 자주포, 다연장로켓발사체계를 높이 평가했다. 공군의 전투기 수와 공격기 수, 해군의 순시선·잠수함·프리깃함·코벳함 수에도 좋은 점수를 줬다. 무기의 성능 우위보다는 수량 자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동원 병력 평가에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북한이 동원 가능한 육·공군 병력은 각각 137만명과 6만명으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동원 가능한 해군 병력은 6만명으로 추산됐다.

GFP가 2005년 처음 조사를 했을 때 북한 순위는 8위였다. 그러나 2007년 18위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2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8년 다시 18위까지 올라갔지만 2020년 이후 25위권 안에 다시 들지 못하고 지난해에는 36위까지 떨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은 재래식 전력에 투자할 돈이 없어서 ‘가성비’가 높은 핵에 주력한 것”이라며 “균형 있는 전력이 아닌데 핵무기에만 집중하니까 실제 재래식 전투력은 오히려 더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GFP는 올해 평가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황에 “흥미로운 전개”를 초래했다는 별도 언급도 했다. 조 위원은 “러시아 파병 경험을 통해 북한의 재래식 전투력이 상승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와 같은 5위를 유지했다. GFP는 한국에 대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안정적인 이 나라에서 발생한 최근 정치적 급변 사태에 주목한다”는 메모를 달았다.

한편 GFP 순위 1위는 국방 예산이 8950억 달러(약 1310조원)에 달하는 미국이 차지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 인도 순으로 평가됐다. 일본은 8위를 기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