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며 개발한 '대형 액화 수소탱크 진공 시스템'이 대형 액화수소 운송 시대를 여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선급(KR)은 이 시스템의 실증 실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9일 개념 승인(AIP)을 수여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대규모 수소 운송과 저장 기술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필요한 극저온 환경(–253℃)을 유지하는 기술 개발은 오랫동안 대형 액화 수소탱크를 구현하는 데 가장 큰 도전 과제로 여겨져 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로 이러한 난제를 해결했다. 새롭게 개발된 진공 시스템은 대형 탱크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기존에 수개월이 소요되던 진공 작업을 수일 내로 완료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는 대형 액화 수소탱크의 제작 효율성과 상업적 가능성을 크게 향상한 것으로 평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Woodside), 일본 해운기업 MOL, 현대글로비스 등과 협력해 대형 진공 체임버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를 통해 대형 액화 수소탱크 개발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으며, 현재 8만 CBM급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도 진행 중이다.
KR은 이번 기술에 대해 국내외 규정과 선급 규칙을 적용해 시스템의 안정성과 진공 작업 시간 단축 효과를 검증한 뒤 AIP을 수여했다.
유병용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LNG, LPG, 암모니아, 이산화탄소에 이어 수소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에너지 운송 기술 설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진공 시스템 개발은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탄소중립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타무라 MOL 전무는 “이번 기술은 액화수소 운송의 상업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기술적 성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치오 현대글로비스 상무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은 연구팀의 헌신과 창의성의 결과로, 해당 분야의 발전에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대헌 KR 부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의 기술적 우수성은 수소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입증한 모범사례”라며, “KR은 앞으로도 수소 산업의 안전과 기술 발전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