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만찬장, 경주박물관 마당에 조성하기로

입력 2025-01-14 09:46
APEC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잠정 결정된 국립 경주박물관 전경. 경주박물관 제공


올 10월 말에서 11월 초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장이 경주박물관으로 잠정 결정됐다.

14일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 등에 따르면 최근 관계기관 회의에서 경주박물관 마당 중앙에 APEC 정상회의 만찬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과 석조유물 등 다양한 문화재 관람이 가능하고 경호 동선이 용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만찬장은 연면적 2000㎡, 지상 1층(행사장 1200㎡·부대 공간 800㎡)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수용인원은 700여명(각국 정상·글로벌 CEO·수행원 등)으로 예상하며 만찬장 조성에 8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한다.

만찬장은 연회장 및 공연무대, 전시·케이터링·수행원 공간 등으로 꾸민다.

만찬장 조성을 위해 이달 중 매장문화재 시굴 조사를 하고 다음 달부터 5월까지 설계 공모, 기본 및 실시설계, 공사 발주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어 6월에 공사에 들어가 10월 준공한다는 목표다.

관계기관은 만찬장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만큼 경주박물관이 각국 정상 등 참석 인사들과 세계에 경주와 대한민국의 문화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경주가 세계적인 문화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만찬장으로 다른 유적지와 미술관 등 다양한 장소들이 대상에 올랐으나 문화재 시·발굴 조사 시간과 문화재 출토 가능성, 조성 공사 등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경주박물관은 건립 때 시·발굴 조사를 거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신라 금관과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비롯한 8만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이 중 30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보만 13점, 보물은 30점에 달한다.

준비위는 경주박물관이 APEC 회원국 정상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수준 높은 유산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곳에서는 전통 유물과 현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독창적인 연출이 가능하고 박물관 건물을 활용해 다양한 행사도 준비할 수 있다.

당초 경주시는 신라 전통미와 역사성을 갖춘 월정교를 만찬장 후보지로 제안했지만 목조 구조물의 안전성과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 위한 인프라 부족으로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후 경주박물관을 비롯해 첨성대와 대릉원 등이 있는 동부사적지 일원, 우양미술관,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9층 목탑을 재현한 황룡원 등 5곳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동부사적지 일원과 동궁과 월지는 문화재 훼손 우려와 유물발굴조사로 인한 건축물 조성의 어려움 등으로 후보에서 제외했고 우양미술관과 황룡원 등은 시설 규모가 적어 만찬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북도와 APEC 준비지원단은 이달 중 열리는 정부 APEC 준비위원회에서 만찬장 장소가 보고돼 확정되면 곧바로 시설 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