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엄 당시 소방청에 언론사 단수·단전 지시”

입력 2025-01-13 18:25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소방청에 일부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이 드러났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 전 장관이 한겨레, 경향, MBC 등 진보매체의 단전·단수를 지시했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어떤 특정 몇 언론사에 대해 경찰청 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허 청장은 ‘계엄 발표 이후 개최된 소방청장 주재회의 중 이 전 장관과 전화한 내용이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된 내용이었느냐’는 물음에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 의원이 “갓 한 달이 지났는데 기억이 안난다고 할 일인가”라고 추궁하자 허 청장은 “단전·단수 지시가 명확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있으면 협조해주라는 (취지였다)”고 답했다.

윤 의원이 “경찰이건 어디 기관에서건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할 때 소방청이 협조하라는 지시가 있었느냐”고 재차 묻자 허 청장은 “그런 뉘앙스였다”고 말했다.

이어 “단전·단수가 소방업무는 아니라 명확하게 답변드릴 수 없었고, 이 전 장관도 명확하게 지시한 게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