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배우 이어 ‘미얀마 납치’ 24세 홍콩여성도 구조

입력 2025-01-13 16:21 수정 2025-01-13 16:22
미얀마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지난 7일 구조된 중국 배우 왕싱의 납치 전(오른쪽)과 후 모습. 바이두

미얀마로 납치돼 감금돼 있던 홍콩 여성이 구조돼 귀국했다. 중국에선 유명 배우와 모델 등이 온라인사기 조직에 속아 미얀마로 납치된 사건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홍콩 싱타오망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은 태국에서 실종돼 미얀마로 납치된 24세 홍콩 여성 펑모씨가 지난 10일 무사히 귀국했다고 밝혔다. 펑씨의 어머니는 딸이 민간 구조팀의 도움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펑씨는 지난달 말 두 명의 여성과 함께 태국에 입국한 후 실종됐다.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위치는 미얀마 동부의 도시 몰러먀잉의 한 온라인사기 범죄지구로 확인됐다. 이곳으로 납치된 일부 여성의 가족들은 약 20만 위안(약 4000만원)의 몸값을 요구받기도 했다.

펑씨가 태국에 입국한 다음 날 연락이 끊기자 그의 어머니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딸의 소식을 알려달라고 호소하면서 딸을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12일 미얀마 등지로 납치돼 불법 노동을 강요받고 있는 12명의 주민을 귀국시키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태국으로 파견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취업을 시켜준다거나 물건을 배달해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영화 ‘엽문3’에 출연했던 배우 왕싱(31)이 미얀마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사건의 파장이 크다. 왕싱은 태국 제작진과 드라마를 촬영한다는 거짓말에 속아 지난 3일 태국 방콕에 도착한 뒤 연락이 끊겼다.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의 온라인사기 범죄지구로 끌려간 왕싱은 7일 태국 경찰에 구조됐지만, 몸에 멍이 들고 삭발까지 당한 상태였다. 그는 “감금된 채 중국인을 상대로 한 사기 수법을 교육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모델 양쩌치(25)의 가족도 양쩌치가 지난달 20일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됐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미얀마로 납치된 중국인 174명의 가족도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 3550만명 가운데 중국인이 67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