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9650만 호주달러·약 872억원) 남자 단식 ‘디펜딩 챔피언’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가 2회전에 진출했다.
신네르는 1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칠레의 니콜라스 자리(29)를 3대 0(7-6 7-6 6-1)으로 이겼다.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완승이지만, 내용적으론 힘겨운 승리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세계 랭킹 1위 신네르는 이날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진행한 경기에서 세계 36위 자리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1세트(72분)와 2세트(58분) 모두 단 한 번의 브레이크를 올리지 못하고 타이브레이크까지 가서 세트 스코어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두 번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이기며 승기를 잡은 신네르는 3세트는 비교적 가볍게 이겼다. 1, 2세트에서 연달아 패한 자리는 3세트엔 힘 한번 쓰지 못하고 30분 만에 졌다.
신네르는 지난해 4대 메이저 대회를 양분해 석권한 세계 3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4·스페인)와 양강 구도를 구축했다. 신네르는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우승했고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제패했다.
이런 신네르에겐 ‘도핑 의혹’이 꼬리처럼 따라다닌다. 지난해 3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는 ‘금지 약물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는 신네르의 해명을 받아들여 출전 정지 징계 없이 사안을 마무리했다. 이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나서 ‘신네르에게 출전 정지 징계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9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신네르는 오는 4월 CAS에 출석해 도핑 관련한 입장을 설명하면 CAS는 이를 토대로 WADA의 제소 건에 대해 판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날 여자 단식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는 카테리나 시니아코바(50위·체코)를 2-0(6-3 6-4)으로 제압했다. 프랑스오픈에서 4번이나 우승하는 등 메이저 대회 통산 5회 우승한 시비옹테크 역시 지난해 8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1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시비옹테크가 도핑 양성 반응 뒤 처음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다.
도핑 파문 이후 아직 우승이 없는 시비옹테크는 이 대회에서 반전을 꾀한다. 대회 최고 성적은 2022년 4강 진출이다. 2023년에는 16강, 지난해엔 32강에서 탈락했다. 시비옹테크는 2회전에서 레베카 스람코바(49위·슬로바키아)를 상대한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