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반도체로 불리는 ‘김’을 육지에서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풀무원과 함께 전국 최초로 김 육상양식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육상양식은 바이오리엑터(생물 반응조)로 불리는 큰 수조 안에서 김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방식이다. 수조 안에는 바다와 동일한 김 생육 환경이 조성된다. 철저한 관리하에 김을 재배해 갯병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사계절 내내 김 재배가 가능한 만큼 생산성이 높아 미래 김 양식 산업의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수산연구소는 2022년부터 풀무원과 공동 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주대, 군산대 등 학계와 협력해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해왔다.
특히 단포자 대량 방출 유도와 안정적 배양 기술을 연구, 생산 기간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이고 성장률을 10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4t 규모의 수조 4개를 활용해 연중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대량생산 기술도 확보했다.
아울러 스마트배양기와 AI 모니터링 기술을 도입해 배양 조건을 정밀 제어하고 자동화로 인력과 시간을 절감해 생산 단가를 낮췄다. 전북자치도는 김 가공품 개발과 대량 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김 육상양식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풀무원, 공주대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우량 김 종자생산 및 육상양식 기술개발’ 국가 R&D 사업에 공모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29년까지 350억 원 규모로 진행된다.
우리나라 김 수출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 수출액은 2010년 1억1000만달러에서 2023년 7억9000만달러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국도 같은 기간 64개국에서 122개국으로 늘었다.
하지만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해상양식을 통한 양질의 김 확보가 날로 어려워져 식품업계는 육상양식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풀무원을 비롯 CJ제일제당, 동원F&B 등이 관련 기술과 인프라 확장을 적극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권 전북특별자치도 수산기술연구소장은 “전북이 산학연 협력을 통해 김 육상양식의 선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미래 김 양식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