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이 정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국의 저궤도 군집위성 스타링크를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링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사적 효용성이 입증돼 유사시 공격 및 무력화 대상으로 떠올랐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윈화 난징항공항천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3일 중국 학술지 ‘시스템공학과 전자공학’에 거대 위성군집을 대상으로 한 우주작전 시뮬레이션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우 교수는 “러·우전쟁에서 스타링크의 군사적 활용 가치가 주목받았다”면서 “최근 우주의 군사화가 심화하면서 중국의 우주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스타링크를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타링크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무적은 아니다”면서 레이저와 마이크로파 장비 등을 장착한 99개의 위성을 사용해 12시간 이내에 약 1400개의 스타링크 위성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SCMP는 “스타링크처럼 방대한 위성 군집을 소수의 위성으로 추적하는 것은 한때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면서 “매우 복잡한 궤도 계산을 해야 하고 계산에 성공해도 짧은 시간 내에 실행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6700개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했으며 그 숫자를 수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구팀은 군사적으로 중요하면서 실질적인 과제도 해결해야 했다. 예를 들면 추적 위성들이 탐지장비의 유효 반경 내에 스타링크 위성들이 최소 10초 동안 머물게 하면서 충돌할 수 있는 너무 가까운 거리에 접근하지 않게 해야 했다. 추적 위성에 레이저 등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탐지장비가 탑재된 만큼 충분한 태양광 충전 시간이 보장돼야 했다. 추적 위성을 조작하는 데 약간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궤도 계산에 반영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였다.
연구팀은 고래의 사냥 기술에 착안해 지상관제센터의 컴퓨터가 2분 이내에 포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작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고래는 넓은 바다에서 협력해 짧은 시간에 작은 물고기를 입으로 몰아넣는다.
우 교수는 중국 정부와 군의 자금을 지원받아 극한 상황에서 중국 우주선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향상하는 기술을 개발해 2018년 국방과학기술진보상을 수상했다. 난징항공항천대와 이 연구에 참여한 하얼빈공대는 첨단 군사기술 개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포괄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중국은 스타링크에 대항해 자체 저궤도 군집 위성망 ‘궈왕’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달 첫 위성을 발사했다. 궈왕 프로젝트는 2035년까지 1만3000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은 다른 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무기를 장착해 적대국의 위성을 무력화하는 요격 위성도 개발 중이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