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2·나이키)이 자신의 최대 적은 자신임을 스스로 또 입증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870만 달러)에서다.
김주형은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와 버디 4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컷을 통과한 76명 가운데 공동 65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이 대회는 PGA투어 2025시즌 시즌 두 번째로 치러졌으나 김주형은 첫 출전이었다. 김주형은 지난해 말에 열린 두 차례 이벤트 대회에서 모두 2위에 입상,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됐다. 당연히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대회 2라운드까지 선두를 3타 차이로 압박했을 때만 해도 그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하지만 무빙데이인 3라운드 5번 홀(파4)에서 2m 남짓 파퍼트를 놓치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진 6번 홀(파4)에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날아가 더블보기를 범했다. 급기야 분을 참지 못한 김주형은 평정심을 잃고 티샷 직후 자신의 클럽을 집어 던졌다. 김주형은 작년에도 평정심을 잃은 나머지 그린 훼손과 이른바 락커문 파손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다.
3라운드에서 4타를 잃은 김주형은 공동 11위에서 공동 63위로 밀린 채 최종 라운드에 임했다. 상위권 입상에 안간힘을 썼으나 선두 그룹과 타수 차이가 워낙 커 언더파를 치고도 순위는 오히려 전날보다 2계단 하락했다. 이날은 특히 부정확한 티샷이 부진 원인이었다. 마지막날 티샷은 14차례 중 5차례만 페어웨이를 지켰다.
우승 상금 156만6000달러(약23억421만2400원)는 닉 테일러(캐나다)가 차지했다. 테일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인 이글로 니코 에차바리아(콜롬비아)와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에차바리아를 꺾었다. 개인 통산 5승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