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 닥친 대만, 열흘 동안 400명 이상 심정지

입력 2025-01-13 11:14

아열대 기후로 1년 중 대부분이 덥고 습한 대만에 북극발 한파가 닥치면서 새해 들어서만 437명이 심정지로 사망했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의 영문판 포커스타이완에 따르면 대만 소방청은 두 차례 한파가 닥친 올해 1월 1일부터 10일까지 모두 437명의 비외상성 내과 관련 OHCA(병원 외 심정지)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OHCA는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심정지를 뜻한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하루에만 5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동안 두 개 대륙성 한랭 기단이 대만을 강타했다. 하나는 지난 6일, 다른 하나는 9일 내려와 모든 시·군 지역의 수은주가 10℃ 이하로 떨어졌다.

대만 중앙기상국은 지난 12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저온 특보를 발령했다. 해발 3952m로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인 위산(玉山)의 경우 12일 새벽 기온이 영하 8.2℃를 기록했다.

북회귀선에 걸쳐있는 대만은 1월 평균 기온이 16℃에 달한다. 한국보다 기온과 습도가 높고 주거시설에 온돌과 같은 난방시설이 거의 적용되지 않아 추위에 취약하다.

국립대만병원은 심혈관 질환이나 관련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 특히 노령자는 기온이 가장 낮은 이른 아침에 응급 상황이 쉽게 발생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뇌혈관 질환이나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호흡기 질환자 역시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60대 이상뿐만 아니라 40, 50대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는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급성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OHCA 사망자 중 일부 40~50대는 긴급 상황에 전혀 대비할 수 없었다고 병원은 덧붙였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