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For LA” 현지 한국교회, 선교단체 협력…긴급 구호품 전달

입력 2025-01-12 17:35 수정 2025-01-12 17:36
한 주민이 ‘이튼 산불(Eaton Fire)’로부터 이웃집을 지키기 위해 정원 호스를 사용해 불길을 막으려 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강한 산타아나 바람(Santa Ana Winds)으로 인해 확산되었으며, LA 카운티 전역에서 1000채 이상의 건물이 불에 탔고 2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교회와 기독교 학교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산불 피해가 가장 심한 알타데나 지역에 사는 적지 않은 한인들이 소중한 터전을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에 따르면 12일 기준 LA 카운티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은 총 4건으로, 피해면적은 연일 늘어나 현재 156.3㎢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605.2㎢)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특히 LA 동북부 알타데나 지역을 휩쓸고 간 ‘이튼산불’은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근처에서 발생해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시무하는 사랑의빛선교교회 윤대혁 목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강제 대피 후 돌아와 보니 교회는 무사했지만, 성도들의 주택이 전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금 산불(화재) 재는 눈처럼 내리고 공기는 오염도가 높아 눈이 따가울 지경이다. 성도들이 건강에 어려움이 없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지난 7일 미국 LA 카운티 동부 내륙에서 발생한 ‘알타데나 이튼 산불’로 불길에 휩싸인 알타데나 커뮤니티 교회의 화재 모습. ‘이튼 산불’은 서부 해안가 퍼시픽 펠리세이즈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한 몇 시간 뒤 발생했다. 알타데나 커뮤니티 교회 페이스북

80년 역사를 간직한 알타데나 커뮤니티 교회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됐고, 인근 세인트 마크 성공회 알타데나 교회와 사하그 메스로브 아르메니아 크리스천학교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알타데나 커뮤티니 교회 관리인 패티 주디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교회의 많은 성도가 집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우리는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희망의 길을 찾아 나갈 것”이라며 “그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모아 회복과 치유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교회와 한인 교회, 기독 단체들은 피해자 지원에 적극 나섰다. 남가주교회협의회(회장 샘신 목사)는 한인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를 파악하며 담요와 마스크 등 긴급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남가주교회협의회 사무국장 쟈스민 박 전도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산불로 대피 주민 수가 15만 명에 이른다. 산불 영향권 일대가 대혼란에 휩싸였다”며 “강한 바람이 계속돼 언제 불길이 잡힐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단비가 내리면 좋겠다. 화재가 진압되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LA 산불 피해 지역과 불과 8㎞ 정도 떨어진 조이교회도 LA드림센터 등 기독교 자선단체와 협력해 긴급 구호품을 현장에 전하고 있다. 조이교회의 채드 비치 목사는 현지 기독교 매체 크로스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두려움에 떨거나 집을 잃은 이웃을 위해 빠르고 적절하게 문제를 헤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의 하베스트교회도 산불 구호 활동을 위한 기금 마련을 시작했다. 그렉 로리 목사는 CBN뉴스에 “기독교인이 이웃의 고통, 괴로움, 어려움에 직접 참여해 사역하길 바란다”고 했다.

기독단체 드림센터

2018년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캘리포니아주의 파라다이스 지역의 목회자들은 자연재해로 인한 고난을 극복하는 자세에 대해 조언했다. 리지장로교회의 조시 리 목사는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에 다양한 방식의 접근을 의미하는 비선형적 회복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피해 초기 주거와 식사와 같은 기본적인 필요 충족에 집중하고, 이후 트라우마나 영적 도전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단체 드림센터

퍼스트침례교회는 화재 발생 전 75명이 참석했지만 한때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황폐해졌다. 그러나 현재 100여명이 예배드리는 공동체로 성장했다고 한다. 사무엘 워커 목사는 CT에 “화재로 파괴된 지역 주민들의 삶의 과거와 같을 순 없지만, 다시 기쁨이 찾아올 것을 믿고 애도의 과정을 가졌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BGEA)와 사마리안퍼스의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화재 현장에 위기 대응 훈련을 받은 목회자 등 위기 대응팀을 파견해 구호 활동과 함께 영적·정서적 지원도 하고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위기 대응팀과 함께한 예배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