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째 꺼지지 않은 채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현재 LA 카운티에서 4건의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156.3㎢로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이 조금 넘는다. 1만2000개 이상의 건물이 불에 탔다. LA 카운티 검시관은 이날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가 16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4건의 산불 중 가장 규모가 큰 ‘팰리세이즈 산불’은 동쪽으로 번지면서 인구 밀집 지역인 브렌트우드와 엔시노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LA의 손꼽히는 명소인 게티미술관이 대피 대상 구역에 포함됐으며, 게티미술관 동쪽에 인접한 명문 공립대인 UCLA(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와 부촌 베벌리힐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기상청(NWS)은 이번 화재를 악화시키는 계절성 돌풍인 산타아나 바람이 15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경고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화재 피해가 커지면서 초기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LA의 물 4억4000만ℓ를 저장하는 저수지가 물 공급을 하지 못한 이유와 일부 소화전의 물이 고갈된 이유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캘리포니아 산불의 책임이 뉴섬 주지사의 잘못된 물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LA 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도 시 지도부가 소방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으며 물이 부족한 상황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영화배우 멜 깁슨도 팟캐스트 방송에서 이번 산불로 말리부 저택을 잃었다고 밝히고 뉴섬 주지사가 산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아무 것도 안 했다고 비난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