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생 추락사 진상 밝혀라”…中산시성서 집단 시위

입력 2025-01-12 12:29 수정 2025-01-12 12:32
중국 산시성의 한 직업학교에서 지난 5일 학생 의문사에 항의해 벌어진 시위 장면. 유튜브 캡처

중국 산시성에서 10대 직업학교 학생이 추락사한 사건의 진상이 은폐됐다고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CNN과 영국 BBC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산시성 푸청현의 직업교육센터 에서 학생과 시민 등이 이 학교 학생 추락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 BBC는 최소 수백명이 모였다고 전했고 미국의소리(VOA)는 수천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시민이 충돌하면서 부상자도 나왔다. 엑스와 유튜브 등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는 시위대가 “진상을 알고 싶다”고 외치거나 학교 관계자와 대치하는 장면, 학교 입구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밀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시위대가 소화기를 문에 던져 유리창을 깨고 경찰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지는 모습, 경찰이 곤봉으로 시위대를 구타하며 연행하고 일부 시위대가 머리와 얼굴에서 피를 흘리는 장면도 나왔다.

CNN과 BBC는 이들 영상이 푸청 직업교육센터에서 촬영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이 학교 3학년 학생 당모(17)군의 사망으로 촉발됐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당군은 지난 2일 오전 3시쯤 이 학교 기숙사 밖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푸청현 당국은 지난 5일 조사 및 부검 결과, 당군이 높은 곳에서 추락해 숨졌지만 범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숨지기 전에 기숙사 룸메이트들과 말싸움 및 신체적 충돌을 한 사실은 있지만, 학교 관계자가 와서 상황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인권운동단체 중국인권은 당군이 기숙사에서 싸운 흔적이 있고 지붕에서 밀려 떨어졌다는 제보를 받았으며 유족이 당국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당군이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거나 당군의 휴대전화에서 사진이 삭제됐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시신에서 많은 멍 자국이 발견됐고 가해자가 당 간부의 자제라는 소문도 유포됐다.

시위는 며칠간 이어지다 진압됐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시위 관련 소식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관련 사진과 영상이 대부분 삭제됐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