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시위는 쓸모 없는 운동?’ 부천 고교 축제 퀴즈쇼 논란

입력 2025-01-12 10:00
경기 부천의 한 고등학교 축제 퀴즈쇼에 출제된 문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운동을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퀴즈 문제를 출제해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학교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부천의 모 고등학교는 지난 8일 학교 축제에서 퀴즈쇼를 진행하며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문항을 냈다. 선택지로는 3·1운동, 흑인 인권 운동, 페미니즘 운동, 촛불 시위 운동,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운동 등 5가지를 제시했다.

한 누리꾼이 “고교 축제 수준이 처참하다”며 이같은 문항이 담긴 퀴즈쇼 현장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이 누리꾼은 “(답변하도록) 지목된 선생님이 5번을 골랐고 사회자는 ‘괜찮다. 나중에 래커칠 지우러 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진이 확산하자 동덕여대 시위를 쓸모없다고 비하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거세졌다. 선택지에 페미니즘 운동이 포함돼 이 또한 조롱의 뜻을 담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된 퀴즈쇼를 진행한 학교 측에서 게시한 입장문. 해당 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일자 해당 고등학교는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게시했다. 학교 측은 “본교 축제 행사 중 일부 퀴즈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과 동덕여대 학생 여러분께 유감을 밝힌다”며 “축제 준비과정에서 담당 교사가 해당 코너에 대해 사전 검토를 하려고 했으나 질문이 사전에 알려질 경우 재미가 반감된다는 이유를 존중해 사전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이 특정 운동이나 동덕여대 학생들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려는 목적이 절대 아니었다”며 “학교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 혐오 표현 금지 교육 등을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이번 사안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문을 마쳤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